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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회 일본 요코하마 생각놀이터 : 전시 후기

요코하마 전시 후기

THINKBOX D과정 회원 박민성, 민채 어머니 오형은

2008년 여름 휴가는 씽크씽크미술관에서 개최하는 요코하마전을 중심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4학년 민성이와 2학년 민채의 작품을 제출해놓고 8월 10일이 되기를 기다렸다. 우리 가족은 미술관에서 제시한 일정보다 좀 더 연장하여 8월 16일날 들어오기로 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갈 동경내 의 미술관 박물관을 찾아보았다.

8월 10일 오다이바의 도요타 자동차 전시관 일본에서의 첫 날은 도쿄항만을 매립하여 건설한 임해부도심 오다이바였다. 오다이바에서 우리는 도요타자동자 전시관을 선택하였다. 단순한 자동차 전시를 벗어나서 일본의 그린에너지의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관람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좋은 참여형 시설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민성이와 민채도 즐겁게 체험을 하였다.

8월 11일 하코네 국립공원 작은 미술관과 테마형 전시관이 많은 하코네에서의 우리의 주요 관심 목적지는 어린왕자박물관이었다. 생떽쥐베리와 일대기와 어린왕자의 등장 인물들과 장면들이 잘 묘사된 작은 전시관이었다. 아이들의 참여를 유발하기 위해 제공된 스템프랠리는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았다. 동행한 몇몇 아이들은 구석구석 놓여있던 스탬프를 모두 찍어 선물을 받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어린왕자 박물관에 들어오기 전에 어린왕자이야기를 설명하고 호기심을 자극하게 하였다면 스탬프 빨리 찍기 보다 더 재미있는 장면들을 상상하며 보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들었다. 하코네의 또 다른 즐거움은 삼나무림을 걷는 것이었는데, 아마도 역사를 자랑하는 옛 길인 듯했다. 자연이 선사하는 멋진 길과 바람과 소리를 느끼기엔 우리 아이들이 아직 준비되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이 있었다.

8월 12일 제2회 생각놀이터 전시 오픈 : 요코하마 시민갤러리 아이들은 자신의 그림이 어떻게 어디에 놓여져 있을까 하는 설레임으로 가득 찬 채 미술관으로 향했다. 아이들은 요코하마전시관에서 사진도 찍고, 같이 간 친구들의 작품과 관심을 가지고 관람하고, 워크샵에도 참여하였는데 아이들이 체험을 하는 시간에 난 직업적 호기심이 발동하여 전시관의 곳곳을 둘러보았다. 최근 국내에서 논의되는 주민자치센터였다. 전시관, 열린 도서관, 정보화실, 보육실, 휘트니스센터, 음악실, 여러 가지 문화체험센터와 지역내에서 진행되는 크고 작은 이벤트에 대한 정보들이 성별, 연령과 주제에 따라 제공되고 있었다. 생활속에 문화가 스며들어 있는 선진국의 일면을 보는 듯했다.

엄마인 내가 더 가고 싶어 했던 지브리 미술관 남편에게서, 주변의 선후배들에게서 너무나 많이 들어 마치 가보지 않고도 가본듯한 지브리 미술관은 우리가 아주 좋아하는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작품들의 전시관이다. 내가 만나본 지브리미술관은 내가 상상한 그 이상의 것이었다. 민성이와 민채에게 일본여행 출발전 5편이 애니메이션을 섭렵하게 한 효과도 있는 듯 했다. “미아가 됩시다. 다함께!” 리플렛에 쓰여진 문구처럼 미아가 되어 곳곳에 숨겨진 다양한 즐거움과 놀라움을 즐기기에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 짧았다. 짧은 단편영화는 자연에 대한 작가의 철학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너무나 잘 설명하였고 아이들은 웃음 속에서 느끼는 듯 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나오다가 카페 앞 벽면에 숨겨진 댕글이 검댕먼지를 만나고는 우리는 다시 한 번 즐거워했다.

8월 13일 신국립아트센터 도쿄 / 모리미술관/ 21-21 디자인사이트 함께 같이 간 씽크씽크 회원들과 헤어지고 우리만의 일정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봐야할 미술관들의 정보들을 인쇄한 종이들을 가득안고 호텔을 나섰다. 아침에 간 신국립아트센터 도쿄는 건축적 공간감이 우리를 놀라게 했다. 건축가인 구로카와기쇼는 48000㎡의 공간을 물결치는 파도처럼 자유로운 상상력을 펼쳐놓은 것 같았다. 민성이는 몇몇의 수묵화에 관심을 가지고 원경과 근경에서의 먹의 농도의 차이를 유심히 보는듯했다. 뮤지엄샵에서 책을 한두권 사서 모리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모리미술관에서는 "아넷트·메사제(Annette messager)의 성과 속의 사자들"이란 제목의 설치미술품들이 전시중이었다. 너무 어려워서 아이들이 이해할수 있을까 싶었다. 그러나 아이들은 아이들의 눈으로 난해하고 괴기한 작품들을 이해하고 즐거워했다. 나도 민성이와 민채의 눈으로 좀 더 쉽게 작품에 접근해 보고 싶었지만 작가의 의도로 정답을 찾고 싶어하는 나의 눈에는 참 쉽지 않은 일이었다. 모리미술관을 끝으로 민성이와 민채는 함께한 친구들과 헤어졌다. 나와 남편은 이제부터 우리 아이들이 지치지 않게 짜증내지 않게 미술관들을 데리고 다녀야 한다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다. 우리의 첫 과제는 록본기 힐즈 안에 흩어진 야외조각물들을 아이들에게 설명하는 것이었다. 만지게 하고 앉아보게 하고, 기대보게 하면서 설명하고 싶었다. 그러나 뜨거운 태양과 싸운 두 시간의 행군 후에 우리는 21-21 디자인사이트에 도착했다. 지상1층과 지하2층으로 만들어진 이 작은 미술관은 모든 미술관이 가지고 있는 뮤지엄샵을 하늘색 차량으로 만들어 건물에서 분리하여 잔디위에 내어 놓았다. 지친아이들을 달래어 미술관 안으로 들어섰다. 타이포그라피 전시였는데 전세계의 문자들을 디자인의 관점에서 전시하고 있었다. 다행이 민성이와 민채가 미디어아트작품을 만지고 만들어보면서 재미있어했고 관심을 보였다. 디자인에 의한 재미와 놀라움을 화장실에서도 느끼면서 우리는 그날의 일정을 마무리를 하였다.

8월 14일 치히로 미술관 꼭 가고 싶었던 치히로 미술관으로 출발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치히로는 일본의 동화 그림작가로 수채화를 주로 사용하여 아이들과 꽃을 많이 그리는 여성작가이다. 두 시간동안 기차도 타고 걷기도 하며 도착한 치히로미술관은 예상했던 것처럼 작은 미술관이었다. 그러나 그곳에서 우리는 치히로가 남긴 많은 작품을 보았고 전 세계의 동화그림작가들의 작품을 보았으며, 치히로의 수채화기법들을 볼 수 있었다. 불투명수채물감, 투명수채물감, 아크릴물감, 유화물감, 포스터칼라등의 재료별 느낌과 사용기법을 잘 설명하고 있었으며, 특히 치히로가 하늘, 바람 꽃의 그림에서 자주 보여준 퍼지며 얼룩지는 수채화기법을 볼 수 있었다. 나는 너무 감동한 나머지 몇 권의 책들을 주섬주섬 사버렸다. 언제나처럼 책장을 차지하고만 있겠지만 작품집을 사면 마치 그 작가의 정신을 사는 듯 한 허영 때문에 매번 이런 일들을 저지른다. 오후에는 우에노 공원에 있는 국립과학박물관의 지구관에갔다. 지상 3층 지하 3층에 걸쳐있는 거대한 박물관에는 생물, 물리, 기술, 지구환경, 우주에 걸친 과학의 모든 것을 모아놓은 곳이었다. 생물에 관심이 있는 민성이는 생물 관찰에 관심을 보였고, 참여하는 놀이에 관심이 있는 민채는 물리실험에 관심을 보였다. 전시는 체계적이고 통섭적 관점으로 되어있었다. 식물을 보여주면서 지층을 나누어 토양과 서식하는 생물들을 보여주고 각 지층들은 서랍처럼 생긴 각층의 표본들을 열어보며 만지고 관찰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 너무 많은 정보들을 제공하여 흥미가 떨어질 즈음에는 꼭 참여하는 전시가 준비되어 있었다.

8월 15일 우에노 국립과학 박물관 / 가부키 공연 어제 다 못 본 우에노의 국립과학박물관의 일본관을 갔다. 어제 본 지구관과 일본관을 자세히 보려면 몇 일을 나누어서 천천히 와야 될 듯했다. 아이들은 360도 미디어관에서 우주를 보며 즐거워했다. 일본관을 대충 흩 어 보고 국립과학박물관 옆 서양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야외에는 로댕이 실내에는 고호, 고갱, 모네, 마네, 르느와르등의 작품이 있었다. 특별전이 아니고 상설전에서 그런 명화들을 볼 수 있다는 건 참 부러운 일이었다. 로댕의 지옥의 문 앞에서 좀 더 오래 쳐다보며 서 있고 싶었지만 날씨가 만만치가 않았다. 오후엔 가부키를 보러 갔다. 1부만 보는 제일 뒷자석을 신청하고 근 1시간을 기다려 1000엔을 내고 들어갔다. 만원이면 잠깐 보겠구나 싶었다. 그러나 공연시간은 두시간 이었고 가부키공연장은 꽉차있었다. 우리와 같은 외국인들이 호기심어린 눈으로 공연을 보고 있었다. 공연에 호응하는 일본인들 때문에 공연은 더욱 흥이 있어 보였다.

8월 16일 일본에서의 마지막 날 ! 시오도메의 광고미술관 우리 일본 미술관 일정의 마지막날이다. 마지막으로 간 곳은 시요도메의 광고 미술관이었다. 일본 광고의 역사를 볼 수 있었다. 광고문, 광고영상, 씨엠송까지 재미있는 광고들이 모여있었다. 씨엠송이 나오는 헤드폰을 귀에 걸치고 노래를 따라부르는 중년의 아저씨를 보니 재미있었다. 아이들은 아톰과 같이 친근한 만화캐릭터를 보며 재미있어했다. 최근의 광고대상을 받은 음료광고들을 미디어로 볼 수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광고미술관도 일본에서 많이 만나는 작은 미술관들처럼 다양한 볼거리를 수집해놓 고 있었고, 관련 서적, 관련상품들을 갖추고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잘 디자인된 건축도, 좋은 시설들도, 청소년은 무료인 입장료도 부러웠지만 무엇보다 나는 그들이 가진 다양한 컨텐츠가 가장 부러웠다. 그 크고 작은 것을 모으고 관리하는 것은 오랜 시간과 정성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민성이와 민채가 본 크고 작은 것들, 전시물들이 개인들의 특별한 관심과 열정과 끈기가 오랜 시간을 거쳐 만들어낸 결과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또 씽크씽크의 아이들이 민성이와 민채가 어른이 되면 동경에서 만났던 작은 미술관을 그들의 삶의 터 곳곳에서 만나보면 참 좋겠다.